다시 주목받는 ‘안국포럼’

다시 주목받는 ‘안국포럼’
[중앙일보 2008-11-10 01:58]
[중앙일보 남궁욱] 이명박 대통령의 '대선 베이스 캠프'였던 안국포럼이 한나라당 내에서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이 포럼 출신 의원들이 이 대통령에 이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과도 비공개 회동을 할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안국포럼 출신 의원 10여 명은 11일 이 의원과 만찬을 함께한다.

이날 회동은 이 의원이 “안국포럼에 밥 한번 사겠다”고 제안해 이뤄진 자리로 정두언·조해진·권택기·김영우 의원 등이 참석할 예정이다.

이들 대부분은 1일 청와대로 들어가 이 대통령과도 만찬을 함께했던 의원들이다.

안국포럼 출신 의원들이 이처럼 이 대통령 형제를 차례로 만나자 당 내에서는 '안국포럼 역할론'에 힘이 실리고 있다. 이들이 정기국회 후반기에 진행될 '이명박 표 개혁입법' 처리에 앞장서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들은 보통 4~5년씩 이 대통령을 도와온 만큼 대통령이 추진하는 입법 취지를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안국포럼은 이 대통령이 시장 임기 말년에 서울 안국동에 마련한 사무실의 이름이기도 하다. 이곳에서 일했던 의원들은 당 대선후보 경선은 물론 대선에서도 선거 기획과 조직 등 중요 분야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했다.

이와 관련, 안국포럼 출신으로 11일 회동 참석 대상인 한 의원은 “이상득 의원이 '대통령을 잘 도와달라'는 당부를 하기 위해 안국포럼 멤버들을 모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모임에서도 '정권의 성공을 위한 일을 찾아야 하지 않겠느냐'는 자문이 나왔었다”고도 덧붙였다. 이들 의원은 18대 국회 등원 이후 '아레떼'라는 인문학 모임을 만들어 결속을 다져 왔다.

남궁욱 기자

by Soey | 2008/11/21 10:44 | 기사 : society | 트랙백 | 덧글(0)

우리은행 ‘파워인컴펀드’ 손실액 50% 배상 결정

우리은행 ‘파워인컴펀드’ 손실액 50% 배상 결정
[중앙일보 2008-11-12 03:00]
[중앙일보 김준현.최현철] 은행이 펀드를 팔면서 투자자에게 투자 위험을 제대로 알리지 않았다면 손실액의 절반을 물어줘야 한다는 금융당국의 조정 결정이 나왔다. 금융회사의 '불완전 판매'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이에 따라 금융회사를 상대로 한 유사한 분쟁조정 신청이나 법원 소송이 늘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는 11일 회의를 열고 우리은행이 판매한 '파워인컴펀드' 금융 분쟁에 대해 은행이 신청인에게 손실액의 50%를 배상하라는 조정 결정을 내렸다. 금감원에 따르면 2005년 11월 정기예금에 가입하러 우리은행을 방문한 주부 A씨(58)는 창구 직원의 권유에 따라 파워인컴펀드에 5000만원을 투자했다가 손실이 급격히 불어나자 9월 초 중도 해지했다. 이미 펀드에선 1271만3000원의 손실이 발생한 상태였다. A씨는 은행 측이 투자 위험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다며 금감원에 분쟁 조정을 신청했다.

조정위는 “은행은 펀드 가입 경험이 없는 A씨에게 파생상품 펀드를 팔면서 투자설명서를 제공하지 않았다”며 “특히 A씨가 해당 펀드를 원금보장 예금 정도로 오해하게 한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조정위에 따르면 당시 우리은행의 창구 직원은 A씨에게 “펀드의 원금 손실 가능성은 대한민국 국채가 부도가 나는 확률 수준이다. 그 확률은 0.02% 정도로 극히 낮다”며 투자를 권유했다.

조정위는 그러나 “신청인도 '투자상품 가입고객 확인서'에 직접 서명했고, 거래 통장에 펀드가 파생상품에 투자하고 있는 사실이 기재돼 있는 만큼 은행의 책임을 50%로 제한한다”고 밝혔다.

50%의 배상책임은 이례적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금까지 판매사의 배상책임률이 40%를 넘은 경우는 없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금감원의 조정 결정은 강제성이 없기 때문에 우리은행이 받아들이지 않을 수도 있다. 이 경우 최종 판결은 법정에서 가려질 수밖에 없다. 우리은행은 “금감원의 분쟁 조정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2005년 말 우리CS자산운용이 만든 파워인컴펀드는 2300여 명에게 1700억원어치가 팔렸다. 이 펀드는 패니메이 등 부실 미국 금융회사에 투자해 마이너스 80%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김준현·최현철 기자

◆불완전 판매=판매자가 상품 정보와 위험성을 충분히 알리지 않고 소비자에게 파는 행위. 금융상품의 경우 금융회사가 원금을 까먹을 가능성이나 투자 대상 등을 투자자에게 정확히 알려주지 않았을 때가 해당된다.

by Soey | 2008/11/21 10:33 | 기사 : economy&finance | 트랙백 | 덧글(0)

세계 금융위기가 잠자던 극좌·극우 이데올로기 깨운다

세계 금융위기가 잠자던 극좌·극우 이데올로기 깨운다
[중앙일보 2008-11-18 02:34]



[중앙일보 남정호.최형규.김동호.유철종] 세계를 강타한 금융위기와 경기 침체로 인해 지구촌의 이데올로기 지형도가 변화하는 조짐이다.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물결이 지금의 위기를 몰고 왔다는 비판이 거세지면서 소련 붕괴로 한물간 것으로 치부되던 공산주의 이데올로기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반면 다른 한편에선 위기의 희생양을 특정 인종이나 집단에서 찾으려는 극우파 정당이나 단체들이 득세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도 성향의 이데올로기가 서서히 힘을 잃고, 극단주의가 맹위를 떨치던 1930년대 대공황기의 분위기가 확산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그래픽을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힘 얻는 좌파=일본에선 공산당원이 크게 늘고 있다. 최근 1년 사이 1만2000명이 새로 공산당에 가입했다. 주로 20~30대 청년들로, 취업난과 실업 등으로 경제위기를 피부로 실감하는 사람들이다. 일본 공산당 관계자는 “특히 9월 금융위기 이후 가입자 수가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공산당은 다음 중의원 선거에서 약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프롤레타리아 문학도 때아닌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일본 프롤레타리아 문학의 대표작인 고바야시 다키지(小林多喜二)의 소설 『게공선(蟹工船)』은 올해 초 재출간된 뒤 벌써 50만 부가 팔렸다. 예년에 비해 100배 정도 늘어난 것이다. 가혹한 노동을 강요받는 선상 노동자들이 집단 봉기하는 과정을 그린 이 소설은 세계 대공황이 일어났던 1929년 처음 발표됐다. 소설 속에서 배 안에 갇혀 강제 노동과 과중한 잔업에 시달리는 노동자들의 모습이 경제위기를 겪고 있는 지금의 일본인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켰다는 분석이다.

독일에선 마르크스가 되살아나고 있다. 독일 언론은 최근 몇 달 사이 『자본론』 판매 부수가 3배나 늘었다고 전했다. 카를 마르크스(1818~83)가 1867년 저술한 『자본론』은 사회주의 소련이 붕괴한 90년대 이후 일반 독자들의 손에서 멀어진 책이다. 『자본론』을 출간한 한 출판사 사장은 “현재의 경제위기를 몰고 온 정부의 정책 방향에 회의를 느낀 젊은 층이 마르크스에게서 해답을 찾기 위해 『자본론』을 사보고 있다”고 분석했다.

중국은 사회주의 통치 이념 단속에 나섰다. 마카오 정부가 지난달 22일 공개한 '국가보호안전법' 초안이 실례다. 중국 정부 비준을 거쳐 이르면 내년께 시행될 예정인 이 법안은 명목상으론 국가와 사회의 안전을 해치는 행위를 처벌하려는 법이다. 그러나 이면에는 서방식 자유주의와 민주주의·개방의 통치 이념을 거부하고 중국식 사회주의 이념을 강화하려는 포석이 깔려 있다.

◆극우주의 득세=극단적 민족주의와 인종주의를 앞세우는 극우파도 세력을 얻어가고 있다. 사회적 위기의 책임을 특정 집단이나 외국인 탓으로 돌리려는 대중심리가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9월 말 치러진 오스트리아 총선에서는 극우파 돌풍이 불었다. 2년 전 총선에서 11%를 얻는 데 그쳤던 극우 성향의 자유당이 이번 총선에선 18%를 얻었다. 지난 총선에서 4.1%를 얻었던 또 다른 극우 정당 '오스트리아의 미래를 위한 동맹'도 이번엔 11%의 지지를 얻었다. 극우 정당들은 외국 이민자, 특히 무슬림들이 일자리를 빼앗고 테러나 범죄를 일으키는 주범이라고 주장하면서 극심한 인플레이션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유권자들의 감성을 파고 들었다. 독일에서도 인종주의와 반유대주의를 표방하는 극단적 신나치주의 정당인 국가민주당(NPD)의 세력이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독일 브란덴부르크-베를린 사회과학 연구소의 군나르 빈클러는 “현재의 금융위기와 같은 경제 혼란은 항상 극우 정당들이 득세할 수 있는 훌륭한 조건을 제공해 왔다”고 밝혔다.

이탈리아에선 최근 인종주의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9월 중순 북부 밀라노 거리에서 아프리카 부르키나파소 태생의 19세 청년이 한 카페 주인에게 도둑으로 몰려 쇠파이프로 맞아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며칠 뒤 남부 나폴리 교외에선 아프리카계 이민자 6명이 길거리에서 총에 맞아 숨졌다. 이후에도 인종 폭력은 계속되고 있다. 미국에서도 신나치주의 단체인 '국가사회주의운동(NSM)'이나 백인 우월주의 단체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뉴욕·홍콩·도쿄=남정호·최형규·김동호 특파원,

by Soey | 2008/11/21 10:09 | 기사 : world | 트랙백 | 덧글(0)

청와대에 어린이집 만든다

청와대에 어린이집 만든다
[중앙일보 2008-11-21 02:45]
[중앙일보 김정하] 내년부터 청와대에 보육시설이 설치돼 운영될 전망이다.

이달 14일 국회 운영위를 통과한 '대통령실 2009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청와대는 시설 개선비 항목에 '보육시설 설치 경비' 용도로 20억원을 신규 계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영유아보육법은 근로자 500인 이상을 고용하고 있는 사업장은 직장 보육시설을 설치할 것을 규정하고 있어 청와대도 보육시설(어린이집) 설치 대상에 해당한다. 그러나 그동안 청와대 직원들은 자체 보육시설이 없어 인근 정부 중앙청사에 설치된 어린이집(현 이용 아동 수 48명, 대기자 58명)을 이용해 왔다. 하지만 내년부터 정부 중앙청사 어린이집의 입학 기준이 청사 입주 부처로 제한됨에 따라 청와대에도 보육시설을 설치할 수밖에 없게 됐다는 것이다.

청와대가 지을 보육시설은 대지 면적 1015㎡(시설 면적 850㎡, 놀이터 500㎡)의 규모로, 수용 인원은 200명에 달한다. 이는 청와대 자체 직원뿐 아니라 경호 지원을 맡고 있는 경찰·군인의 자녀(80~100명)까지 감안한 규모다. 지난해 청와대는 출산한 여직원들의 복지를 위해 모유 수유시설을 설치하기도 했다. 

김정하 기자

by Soey | 2008/11/21 09:54 | 기사 : society | 트랙백 | 덧글(0)

앨빈 토플러 “지금 경제위기 과거와 전혀 달라 … 완전히 새로운 처방 써야”

앨빈 토플러 “지금 경제위기 과거와 전혀 달라 … 완전히 새로운 처방 써야”
[중앙일보 2008-11-20 02:27]






























'한국 기업 생존법'기조연설


“글로벌 금융 안정에 시간이 걸릴 것이다. 정부도 경제학자도, 지금의 경제위기가 과거에 경험했던 위기와는 전혀 다른 성격을 가졌다는 점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해서다.”

세계적인 석학 앨빈 토플러가 지난 14일 본지와 전화 인터뷰에서 금융위기 해소에 관한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된 선진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글로벌 공조체제에 대해서도 “기본 인식과 이론적 바탕이 과거 경제체제에 바탕을 두고 있어 국제적 공조의 안정 효과가 제한적일 것”이라고 봤다.

그는 미국의 정치권 일각에서 감지되는 보호무역주의에 대해 우려를 표했다. 일부 민주당 의원의 “(자유무역으로) 멕시코에 빼앗긴 일자리를 되찾아 오겠다”는 식의 의견이나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버락 오바마의 자동차 산업에 대한 보호 및 지원에 관한 언급 등에서 그런 성향이 엿보인다는 얘기다. 그는 “미국은 대부분 금융서비스·지식산업에서 일자리를 창출해 내는데 민주당 의원들은 아직 '제2의 물결'인 공업 중심 사회의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오바마 대통령 당선인이 지식 기반 사회인 '제3의 물결'에 맞게 정책을 추진하려 해도 민주당이 장악한 의회가 그 추진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토플러는 27일 서울 광장동 쉐라톤워커힐호텔에서 열리는 '이노비즈 글로벌 포럼'에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이노비즈협회(중소기업기술혁신협회)와 중앙일보가 공동 주최하는 이 포럼에서 그는 글로벌 금융위기에 휘말린 한국 기업들이 어떻게 생존할 것인지에 대해 강연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금융위기 진단과 해법은

-글로벌 경제 불안이 어떻게 진행될까.

“지금 글로벌 경제는 침체의 초입 단계에 있다. 게다가 불행하게도 지도자와 경제학자들의 대응책이나 사고방식이 시대적 변화를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있다. 글로벌 경제가 안정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 같다.”

-과거 위기 때와 어떤 차이가 있다는 얘긴가.

“우선, 속도다. 전 세계로 빠르게 퍼져 가고 있는 경제위기는 극적으로 빨라진 경제활동과 삶의 속도를 반영하고 있다. 뉴욕 월스트리트의 (금융공학) 엘리트가 몇 분 단위로 만들어 내는 새로운 금융(대출) 상품은 순식간에 런던 금융가로 공급되고, 이 상품은 수분 내에 런던에서 다시 새로운 상품으로 포장돼 전 세계로 확산·공급되고 있다. 이렇듯 고속으로 움직이는 경제 현상에 대해 세계 각국이 시의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가속화란 이유만으로 지구적 대응 능력을 의심할 수 있는가.

“글로벌화라는 또 다른 변화 때문에 그렇다. 경제와 나라들이 과거에 비해 훨씬 밀접하게 연결돼 상호작용하고 있다. 각각 다른 이해와 정책 수단, 능력을 지닌 경제 주체와 국가 경제들이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 그래서 정치·외교적으로 또 경제적으로 상황에 대한 대응이 한층 어려워졌다. 한두 나라가 합의해 글로벌 문제를 해결하기 힘들게 돼 있다.”

-그래서 주요국들이 공조하는 게 아닌가.

“G20 같은 국제 공조만으로 현재의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긴 힘들다. 과거와는 다른 지구 경제의 복잡성 때문이다. 글로벌화로 복잡하게 얽힌 경제·국가 간 연계와 그 상호작용에 대해 정부나 경제 지도자들이 정확하게 이해하고 있는 것 같지 않다. 만약 우리가 이 새로운 경제체제를 잘 다룰 수 있다면, 그 변화가 빨랐던 만큼 위기 해결 또한 빠를 수 있다.”

-이런 변화들이 수십 년에 걸쳐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만큼 그동안 대응 능력 또한 길러지지 않았을까.

“인간이 만든 변화이고 그 변화가 오랫동안 진행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제3의 물결'로 불리는 또 다른 변화 때문에 유효한 대응이 힘들게 돼 있다. 우리가 지금 접하고 있는 경제는 판에 박힌 생산활동을 하는 대량생산 중심의 경제가 아니다. 제한된 자원을 경쟁적으로 써 버리는 그런 경제가 아니다. 지금 경제는 쓰면 쓸수록 늘어나는 무형의 자원, 즉 지식 자원에 기반을 둔 경제다. 그리고 지식 자원에 대한 경제 의존성은 날로 깊어 가고 있다. 그런 경제체제의 변화를 제대로 인식하지 않는 한 현 글로벌 위기에 대한 우리의 대응 능력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예컨대 미국 정치인들이'멕시코에 빼앗긴 일자리를 되찾아 와야 한다'고 말할 때의 일자리는 제조업 일자리를 의미한다. 그들은 미국 경제가 아직도 제조업 중심인 것으로 생각한다. 제조업의 경우 1956년부터 이미 미국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0% 아래로 떨어졌다. 이제 대부분의 미국 일자리는 서비스 부문과 지식 산업에서 나온다. 이같이 속도-글로벌화-제3의 물결로 특징지어지는 오늘날의 경제와 그 위기는 과거 위기 때와는 전혀 다른 인식과 대응 방안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오바마와 민주당이 이끄는 미국은

-오마바가 대통령이 되면 그런 변화를 미국 정책에 반영하지 않을까.

“미리 말해 두지만, 나는 오바마 후보에게 투표한 사람이다. 그러나 그의 선거공약이 모두 그대로 이뤄지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사람이기도 하다. 바로 민주당이 상하 양원을 장악한 의회 때문이다. 의회와 대통령이 같은 당이니 선거공약을 실천하는 게 유리해지긴 했다. 관건은 무슨 공약을 실천에 옮기느냐인데, 문제는 상당수 민주당 의원이 아직도 과거 속에 살고 있다는 점이다. 그들은 여전히 노조 등 어제의 세력에 의존하고 있다. 오바마가 그러리라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민주당의 그런 성향이 문제 해결을 어렵게 할 수 있다는 얘기다.”

-오바마 정권 아래서 구체적으로 어떤 정책이 추진될까.

“의료(보험) 개혁 등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무엇이 문제고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지 우리도 오바마도 익히 알고 있다. 오랫동안 논의된 이들 정책 현안은 그대로 추진될 것이다. 그러나 속도-글로벌화-제3의 물결 등 변화에 따라 새로운 정책 현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는 지금, 그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는 정도의 이해는 아직 마련돼 있지 않은 것 같다.”

-오바마도 교육과 지식 기반 산업, 환경친화적 산업, 새로운 성장동력 산업 등 '제3의 물결' 현안들을 얘기하고 있는데.

“오바마는 최근 대통령으로서는 드물게 매우 높은 수준의 지성을 갖췄다. 따라서 이들 변화에 대해 깊이 인식하고 있을 것이다. 문제는 오바마가 제3의 물결 경제에 맞게 정책을 추진하려 해도, 의회가 그 추진을 가로막을 수 있다는 데 있다. 가장 상징적인 예가 교육제도다. 한국도 유사한 문제가 있을지 모른다. 지금의 미국 교육제도는 19세기 말에 마련된 것으로 '제2의 물결' 경제·사회에 맞도록 짜인 제도다. 일정한 시간에 학교에 나와 일정한 과목을 공부하고 정해진 시간에 집에 돌아가는 식이다. 교육제도는 '제3의 물결' 사회에 맞게 고쳐져야 한다. 그러나 노조의 영향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민주당이 교육제도 개혁 요구에 맞서고 있는 형국이다.”

-교육에 어떠한 변화가 필요한가.

“새로운 교육제도, 즉 '제3의 물결' 교육제도는 기술의 다양성뿐 아니라 취향·입장·가치관·가족구조 등 사회 여러 부문의 다양성을 반영해야 한다. 지금 우리 교육은 공장 기계 앞에 서서 일할 근로자나 사무실에서 일정한 일을 반복하는 직원을 배출하고 있다. 그러나 경제는 탈(脫)대량화·다양화하고 있다. 우리 교육에 필요한 것은 더 폭넓은 다양성이다. 다양한 교육관, 교육에 관한 다양한 접근 방식을 갖춘 여러 가지 학교가 있어야 한다. 미국에서 교육에 필요한 변화를 가져오려면 큰 싸움이 벌어질 수밖에 없다. 교원노조는 미국에서 가장 강력한 노조 중 하나다. 뜻있는 많은 선생이 현재의 체제에 갇혀 있다. 한 가지 더 지적하자면 학생을 오후 10시까지 묶어 두지 말아야 한다. 미국도 그런 짓은 하지 않는다. 한국이 미국보다 잘못하는 게 있다면 그건 교육이다.”

김정수 경제전문기자

◆앨빈 토플러=미국 뉴욕 태생의 작가이자 미래학자다. 디지털·통신·사회·기업 혁명에 대한 저작으로 유명하다. 주요 저서로는 『제3의 물결』 『부(富)의 미래』 등이 있다. 뉴욕대에서 영문학을 전공한 그는 한때 미 중서부 지방에서 5년간 노동자로 일하기도 했다. 토플러 어소시에이츠를 통해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해 주고 있다. 2001년에는 김대중 정부의 의뢰를 받아 '21세기 한국 비전'이란 보고서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는 이 보고서에서 한국이 혁신적인 지식 기반 경제를 만들어 생명공학·정보통신 산업을 융합·발전시키자고 제안했다. 그는 현재 코넬대 객원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by Soey | 2008/11/21 00:21 | 기사 : world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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